[전시소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MMCA 소장품 기획전 - 수채(水彩): 물을 그리다
 

[전시소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MMCA 소장품 기획전 - 수채(水彩): 물을 그리다

※ 이 글은 전시 감상 및 문화유산 기록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사용된 사진은 현장에서 직접 촬영한 이미지이며,
필요한 경우 관련 기관, 단체 또는 공개된 자료를 참고하거나 일부 포함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출처를 반드시 포함하겠습니다.
모든 콘텐츠는 비영리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작가·기관에 있으며, 요청 시 즉시 수정 또는 삭제하겠습니다.
 

  • 전시소개: MMCA 소장품 기획전 - 수채(水彩): 물을 그리다
  •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 전시일: 2025.03.21~2025.09.07
  • 예약방법: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국립현대미술관 > 수채(水彩): 물을 그리다

국립현대미술관

booking.mmca.go.kr

 
수채화 하면 어떤게 떠오르나요?
저는 초등학교 화장실에서 물감통에 물을 담아 놀던 기억, 종이에 계속 덧칠하면서 구멍을 뚫은 순간이 생각납니다.
또 유화와 다르게 투명하고 맑은 색채는 순수한 느낌이 들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오늘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서 열린 특별전에 다녀 왔습니다.
밝은 조명 아래에서 진행된 이번 전시는 수채화 특유의 밝은 느낌이 어우러져 화사하고 생동감이 넘쳤습니다.
전시는 총 '색의 발현', '환상적 서사', '실험적 추상'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관람 후 2층 수장고에서 연계 작품 <나란히 걷는 낮과 밤>을 볼 수 있습니다.
 

장욱진 &lt;마을&gt;, 1951년 작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 이경희 &lt;실내(다방)&gt;, 1958년 작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장욱진은 평화로운 일상을 소재로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1951년 작 <마을> 간결한 형태, 좌우대칭의 안정적 구도, 치밀하고 세련된 색채가 어우러져 화면에 질서와 안정감을 주고 있다.
그러나 화면 속 인물들은 하염없이 기다리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전쟁으로 가족과 떨어져 지낸 작가의 경험이 녹아 있는 듯하며 작품을 통해 잃어버린 일상에 대한 그리움과 평화에 대한 바람을 담아낸 것으로 생각된다.
 
이경희의 <실내(다방)>은 단순한 찻집의 장소가 아닌 사람들이 교류하고 토론하는 공간의 역할을 담당한 다방을 담아낸 작품이다. 화면 앞의 인물들은 세밀하고 묘사된 반면, 뒤편의 인물은 간략하게 처리하여 공간과 하나가 된 인상을 준다.
그러나 작품의 분위기는 활기보다는 조용하고 정적인데 이처럼 두 가지 상반된 분위기는 급변한 시대 속에서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화된 것을 표현했다고 본다.

서동진 &lt;역구내&gt;, 1929년 작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 이경희 &lt;출발하는 기관차&gt;, 1957년 작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서동진의 <역구내>는 1929년 제8회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해 입선한 작품이며, 이경희의 <출발하는 기관차>는 1957년 제6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 출품한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근대 문명의 상징인 기관차를 중심 이미지로 삼고 있지만, 그 속에 담긴 시선은 극명하게 다르다.
 
<역구내>는 조선의 근대화가 자주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기차역이라는 근대적 공간 속 인물은 전통 복식을 입은 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기차는 완성되지 않은 형태로 표현되어 식민지 상태에서 시작한 근대화가 조선인의 삶과 단절된 것임을 암시한다. 
 
반면 <출발하는 기관차>는 한국 전쟁 이후 무너진 사회를 재건하는 상황에서 근대화의 주체가 전환되었음을 보여준다.
기차에 올라선 기관사와 철로 위 역무원의 역동적 움직임은 근대화 및 사회 재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국인의 모습을 상징하며, 연기를 뿜으며 출발을 준비하는 기관차는 새로운 시대를 향한 이행이자, 미래를 향한 희망의 상징으로 느껴졌다.

이인성 &lt;계산동 성당&gt;, 1930년대 작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 곽인식 &lt;작품 87-A1&gt;, 1987년 작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이인성의 대표작 중 하나인 <계산동 성당>은 영남 지방 최초의 고딕 양식 성당으로, 은은한 색조가 화면을 가득 채워 감각적이며 따뜻한 느낌이 든다. 당시 유행하던 일본의 아카데미즘 화풍이나 서양의 화풍이 아닌 한국적 정서와 미를 담고 있다.
건물들을 구축적으로 짜임새 있게 배치를 했으며 붉은 벽돌 성당 앞에 한 그루의 나무는 어떠한 인상을 우리에게 주고 있을까?
 
곽인식의 <작품 87-A1>은 1970년대 중반부터 작업한 타원 형태를 활용한 실험적 추상 작업 중 하나이다.
화면에는 수채화 특유의 농담 효과, 번짐, 우연한 흐름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며 형상, 서사, 제목까지 제거해 수채화 본연의 특성을 탐구한 비정형 작품이다.
곽인식의 작업에서 보이듯, 작가를 작품 안팎에서 제거함으로써 보는 사람 자신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은 현대미술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이 작품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김명숙 &lt;무제 I, II, III&gt;, 1988년 작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1988년에 제작된 김명숙의 <무제>연작은 세명의 인물을 통해 불안한 감정과 내면의 갈등을 시각화 했다.
이는 표현주의적 기법과 유사하며 감정을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얼굴에서 느껴지는 여성적 인상과 분위기는 작가 개인의 내면적 표현을 넘어 급변하던 한국 사회 속 여성들이 겪은 정체성의 혼란과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