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소개] 호암미술관 겸재정선전
 

[전시소개] 호암미술관 겸재정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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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소개: 겸재 정선
  • 장소: 용인 호암미술관 
  • 전시일: 2025.04.02 ~ 2025.06.29
  • 예약방법: 호암미술관

올해 가장 기대한 전시

감히, 2025년 최고의 전시라고 확신했다.

실제로 감상하고 오니, 기대를 뛰어넘어 완벽에 가까웠다.

바로, 호암미술관 《겸재 정선》 전이다.

 

호암미술관은 평소에도 관람객이 많은 편이지만, 이번 전시는 달랐다.

정선이라는 이름이 가진 무게감, 쉽게 볼 수 없는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인 기대감 때문일까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본격적인 전시에 앞서 정선이 구축한 작품 세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상징이자,

동시에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인 <인왕제색도>와 <금강전도>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금강전도

조선 시대의 이상향이자 명산 중의 명산인 금강산을 그린 작품으로, 인왕제색도와 함께 겸재의 자신감이자, 시작과 끝을 상징하는 그림이다.

겸재는 세 차례 금강산을 다녀왔다고 하며 위 그림은 마지막 방문 이후 20년이 지난 뒤에야 그려졌다.

화면은 전체적으로 하늘에서 내려다본 듯한 부감법과 원형 구도를 활용했으며,

최하단 금강산 초입에 있는 장안사를 배치하고 금강대, 사자바위, 묘길상 등 금강산 일만 이천 봉의 명소를 압축적으로 표현을 했다. 

수직준으로 깎아지른 석산과 미점으로 부드럽게 표현한 토산을 대비시켜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다.

인왕제색도

정선이 만년에 이르러 축적한 화풍의 정수가 집약된 대표작 중 하나이다.
평생의 벗 이병연의 쾌차를 기원하며 그린 그림으로 비에 젖은 인왕산의 모습을 수묵으로 표현했다.
산 곳곳에 폭포를 넣어 비가 많이 내렸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고

인왕상을 그릴 때 등장하는 백련봉도 화면 속에 등장한다.
하단에는 빽빽한 수목 사이로 집이 한 채 있고, 먹을 중첩해 표현한 산들은 무겁고 육중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화면 전체에 퍼진 안개가 육중한 바위산을 중화시켜 그림을 고요하고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박생연

개성에 있는 박연폭포를 그린 작품으로 곳곳에 붉게 물든 단풍잎이 포착되어, 가을의 정치가 짙게 감돈다.

좌우에는 중묵으로 표현된 기암괴석을 전면에 배치했고, 그 사이로 폭포수가 수직으로 강하게 낙하하는 구조다.

폭포는 바탕색으로 그 위에 호분을 덧칠해 물의 흰 빛을 강조했다.

하단에는 세 명의 선비와 두 명의 시동이 폭포를 감상하고 있는데,

인물들을 작게 배치해서 화면 속 폭포와 괴석의 웅장함을 더욱 극대화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인장의 위치다.

시선을 자연스럽게 인장으로 유도해 폭포로 연결되는 시각적 장치의 기능도 겸하고 있다. 

독서여가도

겸재로 보이는 인물이 사랑방 앞 마루에 앉아 쥘부채를 들고 작약과 난초가 심어진 화분을 바라보는 장면이다. 

사랑방 내부 책장에는 책이 쌓여 있으며, 벽에는 관폭도 족자가 걸려 있다.

이를 통해 학문에 정진하면서 풍류와 자연을 즐기는 조선의 전형적 문인의 모습을 구현했다. 

'정'과'선'이 주문인으로 찍혀있다.

성류굴

울진에 있는 석회암 동굴로 청하 현감 부임 시절에 그린 작품이다.

화면 중앙에는 높은 암봉이 있는데 부벽준과 쇄찰준을 섞어 묘사했으며, 주변의 낮은 산봉우리와 강한 대조를 이룬다.

암봉 하단에 동굴 입구가 표현되어 있고, 옆으로 난 길을 보아, 사람들의 왕래가 잦았던 공간으로 보인다.

쌍도정

쌍도정은 성주관아 객사인 백화헌 앞에 설치된 네모난 인공 정자를 중심으로 한 작품이다.

연못 중앙에 두 개의 섬이 배치되어 있고, 사이에 다리가 놓여 있어, 휴식 등의 용도로 사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자가 없는 섬에는 소나무와 버드나무가 심겨 있고,  정자가 설치된 섬 뒤로 괴석을 배치해 안정감이 돋보인다. 
이 작품은 하양헌감으로 부임했던 시기

즉, 진경화풍이 완성기에 접어들던 무렵 제작된 것으로 평가된다. 

인곡유거

인왕산 골짜기의 집으로 겸재가 살던 집으로, 현재 서울 종로구 옥인동 20번지 부근이다.

남종화풍의 특징인 미점준이 그림에 잘 적용되었고 중앙에는 오동나무, 버드나무가 당당하게 자리하고 있다.

고요한 풍경 속에 등장하는 인물은 겸재로 보이며, 선비의 고상한 품격이 느껴진다. 

좌 하경산수도 / 우 여산초당

하경산수도는 정선이 여러 화법을 습득하고 자기화하여, 자신만의 필법을 구사한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거대한 주산과 강한 먹의 흑백 대비를 활용한 구도는 조선 중기에 유행했던 명나라 절파 화풍의 영향으로 보이며,

화면 곳곳에 보이는 피마준과 미법준, 그리고 근경에 묘사된 여러 종류의 나무에선 남종화 기법이 드러난다. 

화면을 가득 채워 복잡한 느낌이 들지만, 안개를 넣어 시선을 분산시키고 차분하고 정제된 분위기가 느껴진다. 

 

여산초당은 중국 명산 중 하나로 백거이의 고사 내용을 그림으로 그린 것이다.

화면 중앙 백거이는 조선의 복식을 입고 연못과 학을 바라보고 있다. 

피마준 반두준 와운준 등 정선의 개성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

 

 

이 외에도 수많은 작품들이 있으니 꼭 가는 걸 추천 하며, 

대구 간송미술관에서도 2026년 하반기에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